[고양신문] 태어나면서 글을 통해 언어를 익힌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은 먼저 소리를 통해 언어를 습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파벳을 먼저 익히고 문법 위주로 배우는 영어만큼은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은 의아한 일이다.
우리나라에는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시절이 있었다. 유학도 몇몇 사람들의 특혜 정도로 여겨지던 때였다. 그러나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고 어학 전공자들이 하나둘 유학을 떠나고 유학생활의 경험담을 엮은 책들이 발간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자신이 언어 전공자인데도 도착한 공항에서부터 언어 장벽을 실감하면서 그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들이 출판되기 시작하였다. 그 책을 읽으며 그들의 주장에 깊이 공감하던 기억이 새롭다.
우리나라에도 언제부턴가 영어교육 기관에서 ‘모국어 습득방식’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모국어 습득방식이란 어린아이들이 엄마로부터 소리를 들으며 끊임없이 모방하면서 자신의 모국어를 익혀가는 과정을 말한다. 소리를 먼저 접하고 처음에는 무슨 의미인지 모르지만, 점차 자신의 이름을 인지하고 나를 보살펴주는 사람이 엄마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이렇듯 언어를 익힌다는 것은 수없이 많이 반복해서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소리를 먼저 구분하고 그 뜻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도 ‘인간은 LAD(Language Acquisition Device : 언어 습득 장치)에 의해 모국어가 발달하고, 외국어 역시 충분한 동기와 환경만 주어진다면 언어능력이 저절로 향상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몇 해 전 해외여행을 한 적이 있다. 경치가 멋진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자리를 잡고 막 앉으려고 하는데, 'Do you have a reservation?'이라고 묻는 종업원의 말을 듣고는 순간 당황해서 그 곳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물론 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당황하다보니 갑자기 한국어가 불쑥 먼저 튀어나왔다. 그 순간에 침작하게 대응하지 못한 나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아니 그렇게 쉬운 문장을 알아듣지 못하고 당황하나?’라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평소 언어를 문자로만 접하고 정작 듣는 시간이 부족하면 문자가 아닌 소리로 실제 들었을 때 누구에게나 이런 ’당황‘은 발생할 수 있다. 그 후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듣기공부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썩 잘 지켜지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 듣는 노력은 끊임없이 해가고 있다.
필자와는 정반대의 사례가 있다. 오랫동안 드림키오 회원을 유지해온 자매의 경우다. 자매는 물론 엄마 역시 처음부터 함께 공부를 해온 회원이다. 그 엄마는 아이들에 비해 학습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것이 틀림없지만 딸들과 같이 열정적으로 꾸준히 공부를 이어왔다. 딸들과 같이 해외여행을 자주 가곤했었는데 통역은 딸들이 하고 본인은 손짓발짓으로 의사전달은 했다는 경험담을 들려주기도 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회원으로 가입했고, 현재 중학생이지만 특별히 공부를 더 하지 않아도 영어점수가 늘 평균이상이라고 엄마는 뿌듯해한다. 자매는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의 귀가 틔었고, 특히 언니의 경우엔 원서 9~10레벨 정도를 막힘없이 읽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자매는 처음에 듣기 과정을 누구보다도 충실히 했고, 엄마도 언제나 아이들과 DVD를 같이 보면서 자신이 먼저 귀가 틜 것 같다며 농담을 하곤 했다. 딸들만큼은 아니지만 엄마도 열심히 듣고 소리를 익혔지만 딸들과 같은 성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들을 수 있는 소리의 음역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어른보다는 훨씬 높은 음역대의 소리까지 잘 들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단언컨대 영어는 소리로 먼저 익혀야 한다. 소리구분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결코 영어를 잘 한다고 할 수 없다. 들을 수 있어야 하고, 들을 수 있는 걸 그대로 흉내 내고 말을 따라서 할 수 있어야한다. 들은 그대로 흉내 낼 수 없다면 결코 잘 들었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처음엔 더딜지라도 영어를 잘할 수 있는 가장 기본은 소리로 듣기가 먼저라는 것을 명심하자.
서경희 드림키오 대표
- [기사원문보기]2021.05.09 http://www.mygoyang.com/news/articleView.html?idxno=63690
영어, 소리로 듣기가 먼저다
엄마표영어 서경희의 교육칼럼
[고양신문] 태어나면서 글을 통해 언어를 익힌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은 먼저 소리를 통해 언어를 습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파벳을 먼저 익히고 문법 위주로 배우는 영어만큼은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은 의아한 일이다.
우리나라에는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시절이 있었다. 유학도 몇몇 사람들의 특혜 정도로 여겨지던 때였다. 그러나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고 어학 전공자들이 하나둘 유학을 떠나고 유학생활의 경험담을 엮은 책들이 발간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자신이 언어 전공자인데도 도착한 공항에서부터 언어 장벽을 실감하면서 그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들이 출판되기 시작하였다. 그 책을 읽으며 그들의 주장에 깊이 공감하던 기억이 새롭다.
우리나라에도 언제부턴가 영어교육 기관에서 ‘모국어 습득방식’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모국어 습득방식이란 어린아이들이 엄마로부터 소리를 들으며 끊임없이 모방하면서 자신의 모국어를 익혀가는 과정을 말한다. 소리를 먼저 접하고 처음에는 무슨 의미인지 모르지만, 점차 자신의 이름을 인지하고 나를 보살펴주는 사람이 엄마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이렇듯 언어를 익힌다는 것은 수없이 많이 반복해서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소리를 먼저 구분하고 그 뜻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도 ‘인간은 LAD(Language Acquisition Device : 언어 습득 장치)에 의해 모국어가 발달하고, 외국어 역시 충분한 동기와 환경만 주어진다면 언어능력이 저절로 향상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몇 해 전 해외여행을 한 적이 있다. 경치가 멋진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자리를 잡고 막 앉으려고 하는데, 'Do you have a reservation?'이라고 묻는 종업원의 말을 듣고는 순간 당황해서 그 곳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물론 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당황하다보니 갑자기 한국어가 불쑥 먼저 튀어나왔다. 그 순간에 침작하게 대응하지 못한 나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아니 그렇게 쉬운 문장을 알아듣지 못하고 당황하나?’라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평소 언어를 문자로만 접하고 정작 듣는 시간이 부족하면 문자가 아닌 소리로 실제 들었을 때 누구에게나 이런 ’당황‘은 발생할 수 있다. 그 후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듣기공부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썩 잘 지켜지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 듣는 노력은 끊임없이 해가고 있다.
필자와는 정반대의 사례가 있다. 오랫동안 드림키오 회원을 유지해온 자매의 경우다. 자매는 물론 엄마 역시 처음부터 함께 공부를 해온 회원이다. 그 엄마는 아이들에 비해 학습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것이 틀림없지만 딸들과 같이 열정적으로 꾸준히 공부를 이어왔다. 딸들과 같이 해외여행을 자주 가곤했었는데 통역은 딸들이 하고 본인은 손짓발짓으로 의사전달은 했다는 경험담을 들려주기도 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회원으로 가입했고, 현재 중학생이지만 특별히 공부를 더 하지 않아도 영어점수가 늘 평균이상이라고 엄마는 뿌듯해한다. 자매는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의 귀가 틔었고, 특히 언니의 경우엔 원서 9~10레벨 정도를 막힘없이 읽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자매는 처음에 듣기 과정을 누구보다도 충실히 했고, 엄마도 언제나 아이들과 DVD를 같이 보면서 자신이 먼저 귀가 틜 것 같다며 농담을 하곤 했다. 딸들만큼은 아니지만 엄마도 열심히 듣고 소리를 익혔지만 딸들과 같은 성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들을 수 있는 소리의 음역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어른보다는 훨씬 높은 음역대의 소리까지 잘 들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단언컨대 영어는 소리로 먼저 익혀야 한다. 소리구분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결코 영어를 잘 한다고 할 수 없다. 들을 수 있어야 하고, 들을 수 있는 걸 그대로 흉내 내고 말을 따라서 할 수 있어야한다. 들은 그대로 흉내 낼 수 없다면 결코 잘 들었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처음엔 더딜지라도 영어를 잘할 수 있는 가장 기본은 소리로 듣기가 먼저라는 것을 명심하자.
서경희 드림키오 대표